모든 어린 아이는 이미 그 안에 노인이 있고,
갓 태어난 모든 아기는 이미 그 안에 죽음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죽어가는 사람들은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있어.
우리의 삶은 죽어있으면서도, 활기를 띄고있다.
돌은 흙이었으며 식물이고 동물이 될 수 있다.
돌은 돌이고, 강은 강이 아니다.
우리는 보여지는 것 그 자체가 가지는 모습을 사랑하고 숭배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찾은 이 책의 전부다.
헤르만 헤세는 싯다르타라는 바라문의 어린 아이의 일생을 통해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하며,
사랑이란 무엇이고, 인간은 어떻게 죽어가는가.
모든 것이 윤회인 이 세상엔 고통이 동시에 기쁨이 되는
일체 형태로 존재하고 있음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의 싯다르타는 인도 바라문의 자손이었다.
싯다르타는 신성했고 모든 이들에게 평온이란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언제부턴가 그는 바라문의 아들이 아닌 사문을 열망하게 되었다.
금식과 인내, 끝없는 자기 부정과 헌신을 통해 고통의 길을 걸어가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피부가 타들어가고 끝없이 비워내야 했던 순례길은 쉽지 않았다.
계속해서 걸어가야했고, 참아야했다.
무엇이 그를 고통으로 내던졌을까.
그것은 바로 단 하나의 본질인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서였다.
순례 중 만난 고타마라는 부처의 가르침도 자신을 깨달음의 경지로 이끌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 가르침이 아무리 신비하더라도 그의 자아를 찾기 위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싯다르타는 순례길 중 카밀라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
그녀는 부유했고, 싯다르타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세속의 기름을 끼얹었다.
아무것도 입지 못한 그는 카밀라의 상인에게서 좋은 옷과 신발을 받았고,
상인에게 일을 배우며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가 가진 것은 '금식하는 법과 생각하는 법' 뿐이었다.
생각보다 싯다르타의 가진 것은 너무나도 가치가 있었고,
단숨에 속세에서 좋다고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그의 스승이자 연모 대상이었던 카밀라에게서 사랑을 배울 수 있었는데,
그의 사랑은 사실 완전한 사랑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사랑은 구걸하고 사서 얻을 수도 있고
선물로 받거나 길거리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훔칠 수는 없습니다.
싯다르타는 바라문이자, 사문이자, 부유한 상인이자, 남자였다.
속인들 사이에서 욕망이 이끄는 대로 살다보니 술과 여자를 가까이했고,
도박을 즐겨했으며, 금식하고 생각하는 싯다르타는 남아있지 않았다.
이내 영혼을 잃은 역겨운 싯다르타 자신을 발견했다.
끝없는 윤회에서 혐오를 느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숲으로 도망쳤다.
강가에서 뱃사공을 만났다.
싯다르타는 그에게서 그리고 강에게서 가르침을 얻었다.
이 가르침은 강의 목소리를 듣는 것, 자신의 삶은 모든 것이 이어져있는 강과 같다는 것이었다.
쾌락, 소유욕, 허영, 자만, 충동, 사랑, 동정, 슬픔, 연민 고통, 전쟁, 인내.
이런 모든 것들을 위해 인간은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그저 속세의 유치한 놀이거리가 아니라, 숭배의 대상이었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가치가 있었다.
어린 시절 돌은 돌이며, 강은 강이라고 배웠던 그 때와는 다르게.
진정한 옴을 통해 육체에서 해방되어 아트만에 도달하는 법을 배웠던 그 때와는 다르게.
작고 사소하고 가치가 없어 보이는 이 모든 순간과 사물 그리고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목소리, 목표, 갈망, 고통, 쾌락, 선과 악의 모든 것들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세상이었다.
싯다르타의 선택은 언제나 세상과 교리가 가르쳐준대로 향하지 않았다.
그는 남에게서 가르침을 구걸하지 않았다.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을 통해 나와 세상이 하나이며,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 사람이 되었다.
본 글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그의 오랜 친구 고빈다가 살아온 인생과도 상반된 모습이었다.
금기시 된 속세에 고여있으면서도, 자아를 찾겠다는 의지와 호기심을 버리지 않았다.
욕정에 이끌리는 사랑을 하면서도, 자신의 아들을 통해 맹목적인 사랑과 집착에서 벗어나는 법을 배웠다.
잠잠한 강물처럼 경청하는 법을 배웠다.
말은 밖으로 꺼낼 때마다 좋지 않은 의미들이 숨겨져 있으며, 왜곡되거나 어리석어진다고 믿었다.
관찰되는 사물들을 좋아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것을 깨닫고 사랑했다.
우리 세상은 가치없는 것을 경시하고, 모든 것을 왜곡된 시각으로 보여준다.
부끄러운 모습을 숨기고, 부족한 마음들을 허영으로 가득 채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속세의 허영인가?
그것을 넘어선 자신을 발견하고자 하는 용기인가?
이 책은 이런 혼란 속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는가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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