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는 사람의 가슴은 타오르는 성화와 같다.
영원토록 간직하고자 했던 그 때의 작열감은
어느새 적당히 따뜻한 온기가 되어버린다.
우리는 모두 타오를 의무는 없지만,
기꺼이 하고자 한다면
산을 태워버릴 불이 될 수 있다.
꿈을 꾼다는 것은 프로메테우스에게 불을 받은 것이다.
그 불이 작은 종이 조각을 태우며 연소할 지,
광야를 비춰줄 거대한 불기둥이 될 지는
그 불을 가진 사람에게만 달려있다.
가끔 내가 땔감도 안되는 종이 조각으로
타들어가 없어질 불을 인위적으로 살리고 있지 않은지 생각한다.
유년에는 공을 차며 순수한 꿈을 꾸었고,
펜을 잡으며 원하지 않은 생각을 해본 적도 있다.
열정이 가리키는 이정표를 비틀어가면서 나 조차도 속인 꿈을 꿨던 적이 있다.
어쩌면 지금의 나도 특별한 개별성을 가지지 않았던,
주어진 환경에 대해 저항력이 없었던 범인일 수 있다.
원하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일과
원하는 직장에서 내 능력을 시험하는 일 모두 이뤘다.
내가 "원하는"은 어디로부터 왔으며 누가 준 불씨일까?
지금의 나는 환경에 적응했으며,
불을 지필 마음이 있는지 모르는 상태이다.
내 꿈이 이전보다 냉랭하다고 말한다.
한기로 가득찬 공간에서
다시 나를 태울 불씨를 찾으러 가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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