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막연히 서비스 내의 [추천]을 떠올리면 검색 시간을 줄여준다거나,
만족스러운 쇼핑을 도와주는 존재, 그게 아니라면 공간을 차지하는 거슬리는 서비스라고 인식될 수도 있다.
서비스와 연계된 모든 기능과 마찬가지로 추천 역시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오늘은 추천서비스 혹은 추천 알고리즘의 단순 테크니컬한 기교가 아니라,
왜 그리고 언제, 누구에게 제공이 되어야하며,
게임 속에서 추천은 언제 제공되어야 하는지를 여러 사례와 함께 알아보겠다
추천의 본질
추천 서비스는 비즈니스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고객이 살 법한 아이템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을 고를 때 일주일 사귄 남자친구와 일년을 사귄 남자친구 중
누가 더 만족스러운 선물을 고를 확률이 높을까?
대부분의 케이스에선 일 년을 사귄 남자친구가 더 맘에 드는 선물을 고를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말은, [추천]이라는 요소의 가장 근본적인 본질은
[상대방이 얻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잘 맞추는 것이다.
쿠팡
추천 알고리즘 : 다른 고객이 함께 본 상품


쿠팡의 클러치백 상품을 조회 한 후 페이지 하단에 뜨는 추천 구좌는 무슨 목적으로 존재할까?
"지금 조회하는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여기로 들어가라"
"내가 추천에 준 상품이 마음에 든다면 구매를 해라"로 생각할 수 있다
추천 구좌의 소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쿠팡의 추천 알고리즘 중 하나는
다른 고객이 [같이] 본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여기서 [같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한데, 같이 봤다는 것은 두 상품 간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니즈가 어느정도 일치했다는 것이다.
A 소비자가 이 상품에서 기대했던 기능과 성능이 B 상품에도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여기서 구분해야하는 개념이 있다.
위 사례를 보면 비슷한 아이템이 추천되니까
"그냥 검은 클러치백 아무거나 추천하면 되는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비슷한 아이템이 추천되는 것이 아닌,
다른 고객이 함께 본 상품이 비슷한 아이템인 것일 뿐이다.
이 알고리즘은 아이템이 유사할 가능성은 있지만,
유사한 아이템만 추천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예시를 들자면 세제를 사는데 꼭 필요한 수세미가 있어서,
거의 모든 유저가 세제-수세미를 동시에 조회했다면
이 두 아이템은 기능적이나 외형적으로 비슷하지 않지만
강한 연관성을 가지는 아이템으로 추천될 수 있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추천을 해줘야할까?
추천할 아이템 구성까지 마쳤다면, 내가 하는 추천이 언제 어디서 노출이 되어야하는지도 중요하다.

보기만해도 신경이 거슬리는 이 팝업 버튼을 본적이 있는가?
노골적인 광고성 콘텐츠이긴 하지만
저 링크 속에 당신이 꼭 사야하는 인생템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이 팝업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정보를 회피하는 현상을 Zapping이라고 한다.
이 사례를 꺼낸 이유는 추천 아이템 구성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이 서비스와 만나는 여정을 고려해서
지갑을 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순간, 중요한 위치에 들어가야하지
무분별하게 추천만 쭉 늘어놓는다면, 오히려 서비스 자체를 이용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추천은 유저가 서비스 전반적인 만족도를 깎지 않는 선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낄끼빠빠 해야한다>
리그오브레전드
추천 아이템 및 룬


롤에는 수백 명의 챔피언과 수 십개의 아이템, 수 백가지의 룬 조합이 있다.
더구나 챔피언의 상성에 따라 다른 템을 가야하고 룬도 다르게 찍어야한다.
사실 게임에 처음 들어온 뉴비들에게는 롤을 배우는 시간이 참 고역같은 일일 수도 있다.
나도 옛날엔 fow.kr과 op.gg에서 아이템 빌드를 보고 프로게이머 룬도 따라 찍은 적이 많다.
자연스럽게 서비스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고인물들은 많아지면서,
뉴비들에 대한 진입장벽이 서서히 높아지게 되었다.
그래서 2021년 이후에 롤이 인게임에 아이템 추천 서비스와 룬 추천 서비스를 제공했다.
추천 서비스가 도입된 목적은 뭘까?
당연하게도 유저들의 편의성 증가를 위한 것이다.
더 나아가면 신규 유저를 유입시키는 목적이 있었을 것이고,
편리하게 게임을 할 수 있으니 간접적으로 DAU와 리텐션 역시 증가시키는 기대가 있었을 것이다.
추천 알고리즘은 엄청난 알고리즘을 썼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복잡한 모델을 쓰기 보단 게임 통계에 기반해 쉽게 추천을 해줘도
비용 효율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미드 아리를 플레이 할 때, 가장 많이 선택되는
도란의 반지와 2포션 혹은 부패 물약을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상대방이 AD 챔피언이라면 방어력을 높이는 존야의 모래시계를 추천하거나,
회복량이 좋은 챔피언을 상대로 모렐로노미콘을 추천할 수 있겠다.
쿠팡의 사례보다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적고,
승리를 위한 가이드와 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카트라이더 : 러쉬플러스
길드 추천

길드는 웬만한 게임에 존재하는 유저 연대 시스템이다.
길드를 꾸림으로 소속감을 느끼고, 길드 간 대전을 하거나,
소속 길드의 힘을 강력하게 키워나가는 성장의 맛을 선사한다.
이 시스템은 게임 내에서 소속감을 가지고 싶은 유저들을 위한 것이다.
이 길드 추천 시스템을 만들기 전에 이 서비스의 목적부터 생각해보자
유저들이 좋아할 법한 길드를 추천하는 이유는
유저들이 길드 내에서 소속감을 가지고 게임을 플레이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더 깊이 들어가 유저의 길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게임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길드 관련 데이터는 보지 못했지만, 길드에 소속된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의
체류 시간은 분명 확연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유저가 우리 게임에 오래 머물기만 하면 뭐가 좋느냐? 라고 물을 수 있는데,
당연히 좋다. 게임에 있어서 유저는 귀중한 자산이다.
유저는 게임을 발전시키고 운영하는데에 도움을 주는 연료와 같다.
또한 게임을 구매하거나 게임 내에서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지갑을 여는 것도 유저다.
유저의 수는 게임 매출의 선행지표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게임의 성패를 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지표가 AU와 리텐션이 되는 것이다.
다시 돌아와서 카러플은 어떤 알고리즘을 썼을지 추측해보자.
당신에게 좋은 길드는 어떤 길드인가?
물론 유명하고 실력이 좋으며, 활동이 활발한 길드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런 길드를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한정적이다.
또한 길드 마스터가 당신의 영입을 결정하기 때문에 상호 이해관계가 잘 부합해야한다.
이 부분이 길드 추천 시스템을 만드는데 큰 방향성이 되는 것 같다.
"나와 길드의 수준이 적절하게 맞을 때" 길드 가입이 성사 될 확률이 높다
사실 이 부분은 추천 알고리즘 보다 매칭 알고리즘에 더 가깝다.
추천과 매칭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욕구가 "일방향으로 흐르는가 양방향으로 흐르는가"이다.
아이템은 나를 선택할 수 없지만, 길드는 나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로 추천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자면,
나의 프로필 벡터와 길드 구성원들의 프로필 벡터의 평균을 비교하여
나와 가장 유사한 길드를 추천할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접속하는 유저가 길드에 들어간다면 추천이 순기능을 발휘하겠지만,
일주일에 한 번 씩 들어오는 유저가 길드에 추천된 길드에 들어간다면,
해당 길드가 포인트를 쌓고 발전할 가능성이 적어지게 된다.
이 부분을 잘 고려하여 유저와 길드의 활성화율을 고려하여 추천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겠다.
또, 나보다 조금 더 수준이 높은 길드에 들어가야
유저의 접속 동기와 실력 향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아이디어를 녹여내 하나의 추천 모듈을 완성하게 되면 참 짜릿하겠다